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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비가 멈춘 도시

도시의 비가 멎은 날, 사람들은 어제의 기억을 잃었다. 기억 수리공 도윤에게 도착한 것은 내일의 녹음이었다.

SF도시 미스터리연재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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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에 멈춘 빗방울 사이에서 기억 카세트를 든 노란 재킷의 남성

EPISODE 01

내일에서 온 녹음

빗방울이 허공에 멈춘 것은 오후 여섯 시 십칠 분이었다. 도윤은 수리점 밖으로 손을 내밀었다. 방울 하나가 손끝에 닿았지만 물로 흩어지지 않았다. 투명한 작은 유리구슬처럼 차가웠다.

그 시각 도시의 모든 사람은 어제를 잊었다. 도윤만 예외였다. 그의 책상 위에서 오래된 카세트가 돌아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자기테이프는 도시의 기억망에 연결되지 않았다.

테이프 속 목소리는 도윤과 똑같았다. ‘내일 아침, 노란 재킷을 입은 사람을 믿지 마.’

도윤은 자신의 소매를 내려다보았다. 세탁을 미룬 노란 작업복. 누가 장난을 친다고 생각하려던 순간, 녹음이 이어졌다.

‘그리고 수리점 문을 열어 줘. 밖에서 기다리고 있잖아.’

문밖의 남자가 고개를 들었다. 유리에 비친 도윤의 얼굴이, 유리 바깥에서 먼저 웃었다.